쭈꾸미란 메뉴가 대개는 매운 경우가 많아 매운 걸 못 먹는 편인 내가 먼저 쭈꾸미를 내 돈주고 사먹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쭈꾸미란 메뉴 자체를 잊고 평생을 살아왔는데, 옆에 쭈꾸미를 좋아하는 귀염둥이가 나타나는 바람에 어느 순간 쭈꾸미를 먹기 시작했는데, 매운 걸 잘 먹지 못하는 나를 고려해 찾고 찾다 마침내 찾아버린, 맵찔이도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쭈꾸미 집을 찾아서, 벌써 세번이 넘게 방문을 하게 되어 비로소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바로 대구 수성구 고모역 근처의 '고모역쭈꾸미' 되시겠다.
- 상호 : 고모역쭈꾸미(한식)
- 전화번호 : 053-793-0204
- 주소 : 대구 수성구 고모로 188(고모동 333-1)
경산에서 대구 방면의 달구벌대로를 타고 오다 시지를 지나 고산역에서 우회전을 하여 나오는 고모로를 따라 쭉 직진하다 폐역인 고모역 가기 직전, 큰 카페인 룰리커피 옆에 위치하고 있다.
큰 길에서 식당으로 접어들 수 있도록 잘 보이는 간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얼큰하게 쭈꾸미 한 접시 하고, 룰리커피의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으로 입가심하면 좋을 것 같다.
넓은 룰리커피의 전경, 예쁜 카페다. 이 카페의 우측에 고모역쭈꾸미가 위치하고 있었다.
길에서 조금 안쪽으로 들어간 곳에 식당이 위치하고 있으며, 자갈이 깔린 넓은 주차공간이 있어 주차에 어려움이 없는 점이 좋다. 대중교통을 타고 오기에는 거리가 꽤나 멀기 때문에, 가급적 자가용을 이용하시기를 추천드린다.
원래는 매일 11:30~22:30분까지 영업에 첫째, 셋째 월요일을 휴무로 두고 있었지만, 코로나19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따른 영업시간 단축으로 인해 오후 9시까지 영업을 하고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어디든 마찬가지일테지만).
고모역 쭈꾸미 오른쭉의 넓은 주차공간, 포장이 되어있지 않은 흙길이기 때문에 차가 조금 상할 수도 있겠지만, 많은 차량 대수를 댈 수 있는 아주 넓은 주차공간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현관을 지나 들어오니 중용 23장의 최선을 다하라는 글귀가 예쁜 글씨체로 적혀있었고, 아래는 삼성의 야구선수들의 사진이 여러장 걸려있었다. 가게 곳곳에 삼성 선수들의 사진이 걸려있길래, 사장님이 삼성 구단의 관계자거나 야구선수의 가족인가 싶어서 여쭤봤더니, 그냥 삼성의 팬이라고 하셨다. 뭔가 유쾌한 기분이다.
실내 공간은 신발을 벗고 실내화를 신고 들어간다. 정말 많은 실내화가 널려 있었다.
마스크릴 끼고 있는 곰인형. 각종 손 소독제가 구비되어 있었다.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모습.
제임스 딘, 외에 식당을 다녀간 유명인(?)들의 사진이 곳곳에 걸려있었다. 누구인지 자세히 보지는 않았다.
기본 찬을 리필할 수 있는 셀프 코너, 쌈과 김, 땡초, 마늘과 쌈장, 백김치를 리필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한 코너였다.
각 빈자리마다 귀여운 인형들이 마스크를 끼고, 자리를 띄워 거리를 둘 것을 강조하는 듯 했다. 인형이 있지 않은 자리를 골라 앉았다.
고모역 쭈구미의 메뉴판. 2명이 가서 쭈꾸미 작은 것(24,000원)과 차돌박이 사리(4,000원), 그리고 볶음밥(2,000원)과 된장찌개(5,000원)를 시켰다. 밥과 된장찌개는 쭈꾸미를 좀 먹다가 시켰다. 종업원분께서, 소짜는 양이 좀 적을 거라 말씀하셨는데, 사리와 찌개와 밥을 시키고 보니, 전혀 모자람이 없이 든든하게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양이었다. 아마 3명 이상부터는 중짜 혹은 대짜를 시켜야 할 것 같았다.
돌판에 양념이 된 쭈꾸미가 얹어졌다. 직접 굽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편했다. 직원분께서 오며가며, 적당하게 익을 때까지 음식을 봐 주셨다.
전체적인 상차림. 쭈꾸미 볶음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절임 채소들, 샐러드, 병어포(?), 깻잎, 백김치, 허여멀건한 저 소스들이 차려졌다.
쭈꾸미를 익히다, 차돌박이 사리를 투하했다. 역시 소고기가 진리다.
돌판에 달군 콘치즈가 매운 구이나 볶음음식을 먹을 때는 찰떡이다. 쭈꾸미와 차돌박이를 팔팔 끓인다.
정말 맛있겠다.
쭈꾸미와 차돌박이가 팔팔 끓으며 익어갈 때 쯤, 정구지(부추)와 콩나물을 투하하여 숨이 조금 죽을 때 까지 더 끓인다. 숨이 조금 죽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먹기 시작하면 된다.
깻잎, 김, 쭈꾸미, 허연 소스, 마늘 쌈장, 백김치의 조합이다. 이거 정말 맛있다. 여기 쭈꾸미는 내가 먹을 수 있을 만큼 그렇게 맵지 않아서 너무 좋은 것 같다.
저 위에 메뉴판에 있던 내용인데, 혹시나 놓치셨을까봐. 이렇게 먹으면 조금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방금 저 위에 쌈을 싼 방법이 맨 아래의 삼합 방식인데, 여기에 마늘과 쌈장을 더했더니 정말 맛이 있었다.
쭈꾸미만 따로 먹어봤다. 쫄깃쫄깃, 탱글탱글, 야들야들하게 씹히는 쭈꾸미의 식감과, 씹을수록 느껴지는 바다의 풍미가 정말 쭈꾸미 하나만 먹어도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차돌박이도 정말, 너무 맛있다. 육즙이 넘쳐나는 맛.
쭈꾸미, 부추, 백김치, 조합이다. 맛있어. 정신없이 냄비를 비웠다.
적당히 먹고 있으려니, 어느새 볶음밥이 준비되었다. 볶음밥도 알아서 비벼주시기 때문에 기다리면 된다.
볶음밥을 먹을 때, 어느 정도의 건더기가 있으면 좋다고 하여, 거의 빈 돌판을 위 사진처럼 반으로 나눠, 오른쪽은 마저 먹고, 왼쪽은 볶음밥과 함께 볶기 위해 조금 남겨뒀다.
자, 이 정도 까지 먹어치웠으니, 이제 볶음밥을 만들어볼까?
밥을 투하한다.
비빈다.
역시 볶음밥은 진리다.
짠, 너무 예쁘게 잘 볶았다. 볶음밥은 자고로 돌판에 눌어붙은 걸 긁어먹는 맛이다.
뜨거운 볶음밥을 후후 불어 한숟갈 먹는다. 너무 맛있다. 볶기 전 양념이 좀 남아있는 편이 더 맛있는 것 같다. 볶음밥만 먹기 허전해, 차돌 버섯 된장찌개를 시킨다.
역시나 팔팔 끓은 채로 나온다.
차돌이 들어있어 얼큰하고 너무 맛있다.
볶음밥을 김에도 싸먹고,
깻잎으로 쌈을 싸 마늘과 쌈장을 추가해서 먹기도 한다. 바닥까지 박박 긁어서 먹다보면 어느새 바닥이 보인다.
더 처절하게 긁어먹고 싶었지만, 최소한의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 있어서 저정도로 마무리했다. 하.. 맛있었다.
■ 총 평 (별점 ★★★★☆ 4.8/5)
- 매운 걸 많이 못 먹는 내가 먹을 수 있는 쭈꾸미 요리라서 좋았다. 하지만 크게 맵지 않은 점이, 매운 맛 때문에 쭈꾸미라는 메뉴를 좋아하는 매니아 층에게는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꼭 맵지 않아도 맛있기 때문에 아마 실망은 안 할 거라 생각한다.
- 쭈꾸미 자체가 맛있다. 차돌박이도 물론. 메인 음식 본연의 맛 자체가 있기 때문에, 이 메뉴가 한 번씩 생각날 때마다 들리는 편이다.
- 거를 타선이 없다. 메인 메뉴, 밑반찬, 찌개와 볶음밥까지 다 맛있다. 올 때마다 맛 없게 나간 적이 없었던 것 같다.
- 직접 조리를 하지 않고, 직원분께서 케어를 해주시기 때문에 편하게 먹기만 하면 된다. 반찬은 셀프, 먹을 만큼 덜어먹을 수 있기 때문에 번거롭게 추가 반찬을 주문할 필요가 없다.
- 5점 만점에 5점을 주지 않고 0.2점을 차감한 이유는, 미쳐버릴듯한 감동 수준에 이른 게 아니라 꽤나 만족스럽고 맛있게 잘 먹은 식사였기 때문일 거다. 사실 내가 특별히 가장 좋아하는 메뉴인 한우를 먹었는데, 그 한우식당이 정말로 만족스러우면 저절로 튀어나오는 점수이기 때문에, 특별히 어떠한 부족한 점이 있어서 점수를 차감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밝힌다.
- 앞으로도 쭈꾸미라는 메뉴가 생각날 때마다 오게 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 요식업 경기가 더 좋아져서, 내가 좋아하는 식당들이 문을 닫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 쭈꾸미가 먹고 싶은데, 매운 걸 잘 못 먹는 사람들에게 정말 초 강추하는 식당이다. 옆에 맵찔이들 데리고 다니는 맵부심 강한 친구들, 맵찔이들을 위해 다 같이 맛있게 잘 먹을 수 있는 고모역쭈꾸미, 들러보시기를 추천드린다. 정말 후회 안하실 거라고...
- 정말 맛있게 잘 먹었거든.
P.S. 세 번 이상 방문하게 되어 뒤늦게 포스팅을 했다. 진작에 할걸, 맛집 후기 올리는 건 왜 이렇게 귀찮은지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늘 내돈내산이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내게도 언젠간 맛집 포스팅 제안이 오겠지? 공지사항에 적어놨지만, 협찬이나 제안, 문의사항에 대한 내용은 해당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주시거나 wworuk@gmail.com으로 내용 보내주시면 확인할테니 참고 바란다. 아마 지금 시작하는 블로그라 큰 반응은 없을 것 같지만, 꾸준히 포스팅을 해나가야지. 보고 식욕좀 돋울 수 있는 포스팅을 해야겠다! 모두들 맛있는 인생 되시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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