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저녁식사로 먹고 싶은 메뉴가 골라지지 않는 날이었다. 가까스로 양식과 분식으로 범위가 좁혀졌는데, 분식을 먹은 지가 오래된 것 같아서 분식을 먹기로 했다. 떡볶이와 돈까스가 맛있다는 집을 찾아서 대명동의 한 골목으로 들어왔다. 바로 '핑퐁스낵'이다.
- 상호 : 핑퐁스낵(종합분식)
- 전화번호 : 053-215-4567
- 주소 : 대구 남구 대명로36길 63(대명동 872-1)
- 영업시간 : 매일 11:30~22:00 매주 화요일 휴무
안지랑 곱창골목 바로 옆 골목에 위치하고 있어, 괜히 골목 주차를 하려 노력하지말고 곱창골목 노상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오는게 편하다. 주차비가 매우 저렴하다(식사를 다 마치고 나와서 1600원을 냈다.).
친절하게 영업시간이 창문에 적혀 있었다.
내부는 주택을 개조한 듯 했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였다. 내부는 무척 좁았다. 메인 홀 안쪽에 내실이 있었지만, 내실의 테이블은 두 테이블에 지나지 않았다.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적어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좀 있었다.
대명동 분식집 핑퐁스낵의 메뉴판. 분식을 먹고 싶어 들어왔기 때문에 떡볶이는 필수였고, 튀김과 돈까스 중 고민하다 모듬돈까스를 먹어보기로 했다.
2층이 있기도 했는데, 홀은 아니었고, 쇼파와 대기 좌석들과 화장실이 있었다. 층고가 매우 낮고 계단이 가팔라 오르내릴 때 조심해야 할 것 같았다.
핑퐁 떡볶이가 나왔다. 녹지 않은 치즈를 그대로 얹어줘서 먹는 동안 뜨거운 떡볶이 국물에 녹는 것을 보면서 먹을 수 있었다. 미리 다 녹여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떡볶이 맛은 쏘쏘(So So), 국물은 좀 맛있는 편이었다.
핑퐁스낵의 모듬돈까스가 나왔다. 이거 신기하다. 보통 돈까스를 시켰을 때 고기를 자른 단면을 저렇게 위로 하여 플레이팅하지는 않는데, 고기 단면을 위로 하여 큼직큼직하게 썰어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고기가 도톰한 게 맛있게 생겼다. 위 사진의 왼쪽 둥글고 넙데데한 고기는 안심이고, 우측의 직사각형 모양의 고기는 등심이었다. 등심은 조금 쫄깃 터벅하고, 안심은 정말 부드러웠다. 좌측에 가쓰오부시를 불에 살짝 그을린 고명으로 덮어놓은 돈까스 꼬다리도 정말 맛있었다. 불맛 얹은 가쓰오부시에 싼 돈까스라니..
이제 예쁘게 한 상 차려졌으니 맛있게 먹어봐야겠다.
맛있는 돈까스는 소금에 찍어먹는 것이 제일 맛있다고 한다고 들었다. 집에서는 주로 케첩에 찍어먹었었는데, 소금에 찍어먹는 돈까스는 별미였다. 돈까스 본연의 맛에 간만 살짝해서 먹는 게 정말 맛있었다. 다른 양념 다 필요없이 소금만 찍어먹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먹어본 돈까스 중에 가장 맛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모듬돈까스 등심부위. 소금을 살짝 찍고, 와사비 소스에 푹 찍어 먹는 것도 맛있었다. 핑퐁스낵의 모듬돈까스는 입맛에 따라 골라먹을 수 있는 소스를 다양하게 제공해주어 좋았다. 소금과 돈까스 소스, 와사비소스까지 세개 다 골고루 찍어먹는데 정말 순삭이었다. 너무 맛있다.
모듬돈까스 안심 살. 이거 정말 너무 부드럽다.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었다. 소금, 와사비소스, 돈까스소스에 차례로 찍어 먹어치워버렸다.
음식점 리뷰 중 간혹 나오는 빈접시 샷. 진짜 맛있었을 경우 드물게 한 번씩 찍는 편이다. 너무 지저분하게 먹었거나, 맛있었지만 양이 너무 많아서 남기는 경우에는 찍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말이다. 떡볶이를 먹고, 그저 그런 분식점이겠거니 생각했던 것이 너무 맛있는 돈까스를 먹고 감동해버리게 되었다. 정말 돈까스, 내가 먹어본 것 중에 가장 맛있었다.
낡은 주택을 리모델링하여 오래된 전축, 레코드판 등으로 엔티크한 느낌의 인테리어가 되어있다.
안쪽으로 홀이 있는데, 두 테이블이 나왔다. 공간은 좁은 편이다.
돈까스의 안심 속살이 약간 붉은색이었는데, 그 이유가 마이오글로빈 때문이라고 한다.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므로 안심하고 먹으라고 한다. 사실 너무 맛있어서 색깔은 신경도 쓰지 못했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안심이었다.
■ 총 평 (별점 ★★★★☆ 4.5/5)
- 일단 내부가 굉장히 좁았다. 쾌적하다는 느낌보다는 답답하다는 느낌이 좀 있었고, 애매한 계절에 가서 그런지 좀 추웠는데 난방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았었다.
- 떡볶이는 특별나게 맛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국물은 좀 맛있었다), 치즈가 녹지 않고 그대로 플레이팅되어 나와 먹으면서 녹게끔 하여, 녹지 않은 치즈를 먹는 경우가 생겨, 처음부터 치즈를 녹여왔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 그저 그렇다고 느낀 떡볶이와, 좁은 공간이나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별점을 4.5점까지 매긴 이유는 바로 돈까스 때문이었다.
- 돈까스가 정말 맛있었다. 제주도의 유명한 돈까스 맛집부터, 집에서 사먹는 돈까스, 동네 분식점의 양산형 돈까스까지, 다양한 돈까스들을 먹어왔지만, 그 중 제일 맛있었다는 느낌이다.
- 돈까스들을 찾아가며 일일이 맛을 비교해보며 먹은 건 아니지만, 일단 소금 베이스로 다양한 디핑 소스가 나오는 게 좋았다. 그 중에서도 1등은 소금이었다. 돈까스를 소금에 찍어먹는 게 이렇게 맛있을 줄은 몰랐다.
- 다른 음식들은 잘 모르겠고, 돈까스는 정말 맛있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돈까스 분야에서는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어본 베테랑이 아니라면, 분명히 맛있다고 생각할 것 같다. 비계도 없고, 고기는 부드럽고 정말 맛있었다.
- 떡볶이도 치즈가 덜 익혀 나온 것 말고는 국물도 맛있고, 떡 자체도 먹을만 했다. 뭐 치즈 고명을 저렇게 올려주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려나 몰라. 내 기준에서 별로였던 것이니 취향에 따라 달리 받아들일지도 모르겠다.
- 앞산에 놀러왔다가 분식이 먹고 싶은 사람들은 한 번 정도 들러보면 좋을 것 같다. 공영주차장 가까이 있으니 접근성도 좋고, 음식도 참 맛있다.
- 돈까스가 특히 맛있는 앞산 대명동 분식 맛집 핑퐁스낵, 한 번 쯤 들러보시기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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